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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MiGrAtIoN/초기정착

D+72 Coincidence

우연의 일치라는 말을 영어로 표현하고 싶을때 Coincidence 라는 단어를 종종 사용한다.  세상에는 참 많은 우연의 일치가 일어나지만, 우리나라를 떠나 먼 호주땅, 그것도 호주에서도 잘 알려지지 않은 애들레이드라는 도시에서 아는 사람을 만난다는건 정말 대단한 Coincidence가 아닐까?


한국을 떠나기 전까지 나는 마느님이 머리를 10년 넘게 맡긴 스타일리스트에게 같이 머리를 맡겼었다.  그러니까, 대략 6년정도 한 분에게만 머리를 맡겼다.  그 분이 병가로 잠시 쉬었을 때 두번정도 외도를 한것을 제외하면...  호주로 오기 바로 전에 오래 오래 손 안봐도 괜찮게 머리카락을 잘라달라 하고 여기 와서 두달 넘게 버텼는데 도저히 더이상 버틸수가 없는 상황이 되서 미용실을 가야 되는 상황이었다.


지난번 바베큐 파티때 한분한테 미용실을 추천받아서 예약을 하고 찾아간 날짜가 지지난주 금요일, 그러니까 8월 10일 시티에 있는 "오!킴스" 라는 헤어샵을 찾아갔었다.  카운터에서 예약했다고 하고 이름을 말하고 자리에 앉아서 기다리는데, 나는 못 들었는데 마느님이 카운터에서 한 얘기를 들었는데, 자기 친구중에도 나하고 이름이 같은 친구가 있다고 하는 얘기를 들었다고 한다.  뭐 그런가 하고 있는데..


카운터에 앉아 있던 분께서, 혹시 XX년생 아니냐며 맞다니까, 혹시 XX동에 살지 않았냐고 물어왔다.  순간 얼굴이 많이 익숙한거 같은 생각이 들면서, 내 머리속의 기억을 과거로 빠르게 돌려서 내가 알고 있던 사람들중에서 카운터에 앉아 있는 얼굴을 매치시키는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나는 야구를 좋아해서 초등학교때부터 야구를 꽤나 많이 했었는데, 중학교때 정말 나하고 엄청나게 야구를 했던 친구중에 하나였다.  야구뿐만 아니라 집에도 왔다갔다 하면서 같이 놀았던 친구였다.  친구는 호주에 온지 10년이 되었고, 여기 애들레이드에 온지는 대략 5년정도 됐다고 한다. 


여하튼, 그 친구와 짧게 이런 저런 얘기 나누고 지난주 일요일에 저녁 초대 받아서 저녁을 잘 얻어 먹었는데, 친구가 일요일마다 베트남 쌀국수를 먹는다며, 같이 한번 가자고 해서 어제 베트남 쌀국수를 친구 부부하고 점심으로 같이 먹었다.  우리가 간곳은 이름은 잘 기억이 안 나고 ㅡ.,ㅡ 주소는 127 Days Rd, Croydon Park 였고, 쇼핑센터내에 있는 쌀국수 집이었다.  맛은, 한국에서 먹었던 쌀국수하고 크게 차이가 안 났던거 같다.  한국에서 별 무리 없이 쌀국수를 먹었다면 여기 베트남 식당에서도 먹는데 크게 문제는 없을거 같다.


식사 후에는 근처에 Fish Factory 가서 친구는 연어하고 새우를, 우리는 오징어 손질해 놓은걸 좀 샀다.  그리고 바다가가 멀지 않아서 Semaphore 에 가서 바다 구경을 좀 했다.  여기 와서 세번째 하는 바다 구경인데, 많은 시간과 바다가 가까운거에 비하면 많이 돌아다니지 못한거 같다.  아무래도 내가 지금 평일하고 주말 구분이 거의 없는 반백수 상태인데다가, 놀러 다닐 마음의 여유가 없어서 그런거 같은데, 친구한테 얘기하기도 했지만 취직하고 나면 주말에 정말 엄청나게 돌아다니게 될거 같다.


사진은 제티라고 부르는 곳인데, 여기 애들레이드 바다가에서는 쉽게 볼 수 있는 곳이다.  바다가에서 바다 어느정도까지 저렇게 산책도 하고 난간에서 낚시도 할 수 있는 곳인데, 여기 Semaphore에서 친구는 여름에 게를 엄청 잡는다고 한다.  여름이 오면 아마 같이 잡으러 다니지 않을까 싶다 ㅡ.,ㅡ


바다 구경을 하고 친구네 집에 가서 친구가 해 주는 초밥과 새우찜을 먹었다.  나는 초밥을 별로 안 좋아하는데, 나름 맛있게 잘 먹었다.  새우도 한국보다는 저렴했던거 같다.  예전에 안면도에 대하축제 가면 자연산 같은 경우 Kg에 3~4만원 정도 준거 같은데 이날 먹은 새우는 1Kg에 15000원정도 했던거 같다.  이 날 먹은 쌀국수도 그렇고, 연어초밥도, 새우도 친구가 사준거라 정확한 가격은 잘 기억이 나진 않지만 그정도였던거 같다.  양식 새우 먹을때의 뭔거 약품냄새같은것도 없고 여기 저기 돌아다니면서 잘 얻어 먹는거 같다.


2주연속 얻어 먹는게 미안해서 친구한테 이번주에는 우리집에서 월남쌈을 먹자고 했는데, 친구가 날씨가 좋으면 애들레이드 남쪽의 독일인 마을인 Hahndorf 마을을 가자고 해서 아마도 Hahndorf 마을을 가게 될거 같다.  


여기 애들레이드는 어떻게 보면 우리가 선택의 여지가 없어서 오게 된거지만, 도착하면서부터 여러가지로 도와주시는 분들도 많고, 한국에서 살았으면 만나보지도 못할 친구를 만났으니, 뭔가 운명인듯한 생각도 든다.  지금까지 그랬던것처럼 앞으로도 모든 일들이 쭉쭉~ 잘 풀렸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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