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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MiGrAtIoN/초기정착

D+56

이전에는 이사짐이 도착하고 나면 초기정착에는 글을 그만 쓰려 했는데, 생각해보면 나는 여전히 여기 애들레이드의 생활에 익숙해지려고 노력하는 초기 이민자이고, 아직도 여기서 생활을 하면서 모르는것도 많고 알아가야 할 것도 많은거 같다.  물론 두달여동안 익숙해진것도 많다.  이제는 한국이랑 반대쪽 운전석에 앉아서 반대쪽 차선으로 가는게 전혀 어색하지 않으며, 어느정도는 네비게이션의 도움없이 돌아다닐 수 있는 정도는 됐다.


여전히 영어는 숙제지만, 전화 영어 말고는 네이티브를 만나서 뭔가 해야 하는 상황이 오더라도 크게 당황스럽지 않다.  제대로 커뮤니케이션을 하는건 그 다음 문제긴 하지만 말이지...


애들레이드 와서 처음으로 아침에 안개낀 거리를 봤다.


아침에 TAFE에 영어 수업 들으러 가는 길에 찍은 사진인데, 여기가 호주내에서도 한적한 도시이긴 하지만 나름 한 State의 수도이다 보니 출퇴근 시간에는 어느정도 Traffic이 있다.  위에도 썼지만 나는 이제 차가 한국이랑 반대로 가는게 전혀 어색하진 않지만, 아마도 위의 사진이 어색하게 느껴지는 분이 있을수도 있겠다.


오늘로써 TAFE에 다닌지 딱 3주가 지났다.  영어가 3주만에 늘면 얼마나 늘겠냐만은 그래도 여전히 같은반에 다른 나라에서 온 사람들의 발음은 전혀 적응이 안된다.  나름 다국적으로 이루어진 Class인데 한국사람은 나까지 세명이었는데, 나랑 동갑인 다른 한분이 Volunteer로 6주간 일을 구해서 다음주부터는 한국 사람은 2명이 된다.  중국, 대만, 방글라데시, 부탄, 콩고, 베트남, 베네수엘라, 아프카니스탄, 러시아, 보스니아 등... 정말 다양한 발음을 접하게 된다.


그나마 베네수엘라에서 온 건장한 두 아가씨는 영어를 좀 잘하는거 같고 발음도 듣기 편하다.  제일 적응하기 힘든건 부탄에서 온 아저씨 두분인데, 정말 무슨 말인지 하나도 못 알아 듣겠다.  강사 말로는 Semester가 끝나갈때쯤이면 다 이해하게 될 거라 했는데... 글쎄... ㅡㅡ?


강사가 아침에 foggy 한 날씨인 경우에는 날이 정말 좋게 된다고 했는데, 역시나 TAFE 수업 끝나고 집에 오는길엔 이쁜 하늘을 볼 수 있었다.  집앞 버스 정류장에 내려서 오랜만에 동네 사진 한장 찍어봤다.



이사짐 푼 것들을 열심히 정리하고 있지만 역시나 쉽지가 않다.  주말쯤이면 끝날줄 알았는데, 내일은 여기 사시는 분께서 바베큐 파티를 하자고 해서 점심때부터 늦은 밤까지 파티를 하다 보면 그냥 하루가 지나갈거 같다.  일요일엔 TAFE 숙제도 해야 하고... 과연 얼마나 정리를 할 수 있을지...


이사짐을 풀고 나면 박스를 처리하는게 문제가 될수도 있다.  여기는 쓰레기를 버리는 쓰레기통 종류가 세가지가 있다.  일반 쓰레기를 버리는 통(이건 동네마다 뚜껑색이 다르다), 재활용품을 버리는 통(Recycle bin, 보통 Yellow bin이라 부른다), 가드닝같은걸 하고 나서 잔디나 나무가지 같은걸 버리는 통(Organic bin, 보통 Green bin이라 부른다)이 있다. 일반 쓰레기는 일주일에 한번 수거를 해 가고, Yellow bin하고 Green bin은 2주에 한번씩 번갈아 수거를 해가고 수거를 해 가는 요일은 동네마다 다르다.


박스같은 경우 Yellow bin에 버려야 하는데, bin 사이즈가 크긴 하지만 이사짐 박스를 다 버리기엔 턱없이 모자르다.  집에 Lockup garage 같은게 있으면 한쪽에 쌓아두고 2주에 한번씩 조금씩 버리면 되긴 하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뭔가 대책이 필요하다.  다행히 여기 애들레이드 같은 경우 한국에서 보낸 이사짐은 "한터"라는 업체에서 배송을 맡아서 하는데, 업체 사장님께 박스 수거가 가능하냐고 여쭤보니 가능하다고 하신다.


다만, 박스와 포장에 사용된 비닐은 분리해서 내 놓으면 된다고 하셨다.  그래서 우리는 해체한 박스들은 집앞에 차곡차곡 정리한 후에 전화를 드렸고, 오늘 우리가 잠시 집을 비운 사이 깔끔하게 수거를 다 해 가셨다.  덕분에 박스 버려야 하는 고민은 하지않아도 되었다.


집안에 가구좀 들여놓고, 한국에서 온 짐들을 채워 넣으니 이제 좀 집같은 모습이 갖춰져 간다.  정리가 다 되면 한국에 있는 가족들이 어떻게 사는지 궁금해 해서, 아마도 비밀글이 될거 같긴 하지만  집안 사진을 올려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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