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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StRaLiA/ADELAIDE

톰슨 비치 게잡이

한국에서는 상상도 하지 못했던 것들을 여기와서 종종 하게 된다.  그 중에 하나가 바로 게 잡이 인데, 이번 여름에 세번정도 게잡이를 다녀온거 같다.  첫번째 나갔던 게잡이에서는 게다리도 구경 못한채 돌아왔고, 두번째 게잡이에서는 추위와 벌벌벌 4시간정도 싸운뒤에 겨우 해물탕 끓여먹을 수 있을 정도의 게 몇마리만 잡았었다.  그리고 세번째 나간 게잡이에서, 이제 여기서 게를 잡을때는 이렇게 해야 겠다는 나름의 원칙을 세우고 돌아왔다.


게를 잡는 방법은 크게 두가지가 있다.  제티 위에서 게망에 미끼를 껴서 바다에 던진 다음에 주기적으로 게망을 끌어 올려 잡는 방법이 있고, 바다로 직접 들어가서 게를 보면서 잡는 방법이 있다.  처음 두번은 게망을 던져서 잡았고, 지난 일요일에 다녀온 게잡이는 Raking 이라고 해서 바다에 직접 들어가서 게를 잡았다.


늘 근처 어디를 갈때는 떠나기 전에 생각을 한다.  사진을 많이 찍어서 블로그에 올려야지~  하고 떠나는데 막상 도착해서는 귀찮기도 하고 ㅡ.,ㅡ 특히 이번 게잡이 같은 경우엔 바다에 직접 들어가서 잡아야 하기 때문에 카메라나 핸드폰을 갖고 들어갈 수 없어서 사진을 찍지 못했다.


여하튼, 우리가 이번에 갔던 톰슨 비치는 게잡이로 나름 유명한 곳이란다.  우리집 기준으로 애들레이드 북쪽으로 약 1시간 정도 달리면 나오는데, 여기서는 이렇게 1시간만 달려도 핸드폰 안 터지는 곳이 나온다.  차 두대로 움직여서 톰슨 비치에서 만나기로 했는데 막상 도착해서 전화가 안 터져 얼마나 답답했는지 모른다.  혹시나 도심에서 떨어진 곳에서 만나기로 약속을 했다면 확실한 장소와 시간을 정하고 만나는게 좋은거 같다.  아니면 텔스트라 심카드를 하나 가지고 가든지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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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에서 보듯 톰슨비치는 우리집 기준으로 북쪽으로 대략 66Km 쯤 가면 나온다. 

주차장 비슷한 곳에서 차를 세우고 바다를 보면 대충 풍경이 아래처럼 나온다.  이날 찍은 유일한 사진 한장 ㅡ.,ㅡ 이다.


우리가 도착했던 시간은 밀물이 막 시작하려고 하는 시간이어서 물이 엄청 빠져 있었다.  밀물때가 되면 사진 가운데 보이는 부분까지 물이 차 오르지만, 밀물이라 하더라도 바다쪽으로 뻥 조금 보태서 1Km 정도 걸어나가도 빠져 죽을 염려는 없다.


이번에 다녀와서 확실히 배운게 있다면, 톰슨 비치로 게 잡으로 갈 때 몇가지 준비 사항을 잘 챙겨야 한다는 것이다.  제일 먼저 챙겨야 할 것이 날씨인데, 아무래도 바다에 들어가서 게를 잡아야 하니 어느정도 기온이 높은날 가야 한다.  그리고 더욱더 중요한것은 바로 바람이다.  바람이 많이 불면 파도때문에 물속이 잘 보이지 않아서 게 잡기가 쉽지가 않다.  게를 잡으러 계획을 세웠다면 http://wind.willyweather.com.au/sa/barossa/thompson-beach.html 여기에서 바람 체크를 하고 가는게 좋다.

썰물 밀물도 어느정도 중요한거 같긴 하다.  시간때 잘못 맞춰가면 바닷물에 발 담그러 차 주차하고 1Km는 족히 걸어나가야 할테니까 말이다.


바람의 단위가 Knot 로 나오는데 대략 7Knot 아래로 바람이 분다면 일단 큰 문제는 없다고 보면 된다.  그리고 준비해야 할 것이 게를 잡는 도구다.  Crab raking 이라고 해서 갈퀴같은것을 많이들 챙겨가는거 같은데, 생각보다 게는 엄청 빠르고 rake에 걸렸다 하더라도 온갖 발악을 다 하기 때문에 잡는게 쉽지가 않다.  다른거 다 필요없고 물고기 뜰채가 제일 좋은 도구인거 같다.

같이 갔던 일행분중에 한분이 바다에서 뜰채를 하나 주웠는데 그 이후에 잡는량이 확 늘었고 확률도 높아졌으니까..


그 다음에 준비해야 할 준비물은 두꺼운 장갑이다.  뜰채로 게를 잡았으면 그 놈을 떼어내야 하는데 그 힘이 장난 아니게 쎄다.  요령을 가지고 잘 떼어내야 하는데 두꺼운 장갑 같은게 없으면 게한테 물릴 염려가 있다.  적당히 두꺼운 장갑으로는 게 집게발에 뚫릴수가 있으니 아주 아주 두꺼운 장갑이 필요하다.


부수적으로 준비해야 할 것은 잡은 게를 담을 통이다.  보통 허리에 줄을 묶어서 배처럼 둥둥 띄워서 끌고 다닐수 있는 커다랗고 네모난 플라스틱 통이 있으면 제일 좋다.  또, 있으면 좋은 것이 아쿠아 슈즈다.  바다속에 전부다 모래는 아니고 곳곳에 돌이 있는것도 있어서 오래 돌아다니다 보면 발바닥이 좀 아프다.  또 게중에 가끔 덤비는 녀석들이 있는데 아무래도 신발을 신으면 조금 더 안전할거 같다는 생각이 든다.


정리하자면,

1. 가기전에 날씨 체크.  30도 이상, 바람 7Knot 이하.

2. 준비물은 물고기 뜰채, 두꺼운 장갑, 게 담을 통, 아쿠아 슈즈.


한동안 30도가 넘는 날씨가 계속 되고 일/월요일은 38도까지 올라가더니 언제 그랬냐는 듯 화요일부터 완전 가을날씨가 계속되고 있다.  겨울이 오기전에 날씨체크 잘 해서 주말에 한번 더 게 잡으러 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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