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에 오기전에 몇달동안은 정말 칼퇴근을 했었다. 5시 30분 땡! 하고 나서 5시 50분 퇴근버스를 타면 보통 집에 6시 20분에서 25분쯤 도착을 했다. 아마도 내가 그런 생활을 나이 50이 될때까지 아무 문제 없이 할 수 있었다면 나는 이민을 생각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한국에서의 개발자 생활을 그렇게 까지 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여기와서도 개발직 일을 구하는게 쉬워 보이진 않지만, 최소한 전에 해보지 않았던 일을 지금 당장 시작한다 하더라도 먹고 살고 내 생활 즐기는데 큰 걱정이 없으니 그걸로 만족하면서 살면 되지 않을까?
여하튼, 한국에서 퇴근하고 나면 가끔은 - 아니 어쩌면 종종 - 분식이 먹고 싶을때가 많다. 나나 마느님이나 둘다 분식을 좋아하니, 쪼르르 집근처에 분식집으로 가서 떡볶이, 튀김, 오뎅, 김밥 정도 사면 대충 만원으로 배터지게 먹을 수 있었다. 호주에 와서 할 수 없게된 소소한 행복이 바로 이거다.
일단, 내가 아는 한 애들레이드에 떡볶이, 튀김, 오뎅, 김밥을 파는 곳이 없고 있다 한들 한국에서처럼 만원짜리 한장으로 둘이 배불리 먹는건 페스트푸드점에서 쿠폰신공을 쓰지 않는한 거의 불가능하다. 그렇게 한국에서 먹었던 그런 기억들을 잊고 살고 있었는데...
며칠전에 마느님 TAFE의 같은반 언니한테 전화를 받고 쪼르르 달려가서 튀김하고 핫도그를 받아와서 정말 허겁지겁 먹어 치우면서 소소한 행복을 오랜만에 느꼈다. 오랜만에 먹은게 이유는 아니었을거다. 내가 먹어왔던 그 어떤 튀김보다 정말 맛있게 먹었고, 밀가루보다 햄 두께가 더 두꺼운 핫도그도 정말 맛있게 먹었다.
이민 생활 3개월차를 넘어가면서 생각이 많아지고 있었는데, 오랜만에 좋아하는 튀김 먹으면서 작은 행복을 느낄 수 있어 기분 좋은 하루였다. 떡볶이+오뎅 콤보가 같이 어울려지지 못해 조금 아쉽긴 했지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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