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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비무환

한국과 달리 호주에서는 전기로 된 취사도구를 쓰는 집이 상당히 많습니다.  한국에서 전기쿡탑은 콘도에서나 볼 수 있고, 거의 모든 가정은 가스로 된 조리기구를 사용하지만, 여기 제가 사는 애들레이드에서는, 특히 유닛같은 경우엔, 전기쿡탑을 많이 씁니다.  전기요금과 가스요금을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가스요금이 훨씬 저렴한데도 왜 전기 취사도구를 쓰는지 처음에는 잘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주변 분들과 이런 저런 얘기를 하다 보니, 안전상의 이유로 전기로 된 취사도구를 쓰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호주집의 구조가 한국과는 크게 다른데, 많은 집들이 주로 나무로 집 구조가 되어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화재에 취약할 수 밖에 없는데, 집 주인 입장에서는 아무래도 가스보다는 전기가 더 안전하다 보니 집에 전기쿡탑을 많이 설치하는거 같습니다.


특히나 유닛같은 경우에는 대부분의 경우 집 주인과 사는 사람이 다르고, 투자 목적으로 유닛을 구입해서 세를 주는 경우가 많다 보니, 집 주인이 아무래도 집이 보다 안전하게 관리 되기를 원하기 때문에 가스보다는 전기로 설치를 하는게 아닌가 하는 추측을 해 봅니다.


여하튼, 집의 취사도구가 전기든 가스든간에, 호주 집들이 나무로 건축되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 보니, 불이 한번 나면 정말 활활 잘 탈 수 밖에 없는 구조인거 같습니다.  화재는 초기 진압이 상당히 중요하다는 얘기를 많이 들어서, 저희도 혹시 모를 경우에 대비해서 소화기와 Fire blanket이라고 하는 열에 강한 담요 한장을 오늘 구입을 했습니다.


소화기는 버닝스에 가면 어렵지 않게 구할 수 있습니다.  몇가지 종류가 있었는데, 아무래도 초기 화재 진압용으로 구입을 하는 것이었기 때문에, 뭐, 엄청나게 큰 소화기를 살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가장 저렴한 놈으로 구입을 했는데,  초기 화재 진압용으로는 전혀 손색이 없을거 같습니다.  이 정도 소화기로 잡을 수 없는 불이 났다면, 그건 소방차가 해야 할 일이란 생각이 듭니다 ㅡ.,ㅡ


여하튼, 요놈은 $16.85 이고, 요즘 환율이라면 대충 18,000원이 조금 넘는 돈입니다.


소화기와 함께 구입한 Fire Blanket 입니다. 요놈은 소화기를 사용하기 이전에 작은 화재 진압용으로 사용되는 녀석입니다.  뭐 역시 초기 진압용으로 구입을 했기 때문에 가로 세로 1M 정도 크기의 녀석을 구입했습니다.  이 녀석은 $9.9 이니 대략 11,000원 정도 되겠네요.


사실 유비무환의 정신으로 구입을 하긴 했지만, 사용할 일이 절대 생기지 않았으면 합니다.  


한국에서는 집안에 소화기를 사다 놓은 경우를 거의 못 본거 같습니다.  뭐 싼 가격은 아니지만, 그래도 몇만원 투자로 인해 조금은 마음이 편해질 수 있다면 충분히 투자할 가치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오늘 소화기를 구입하면서 잠깐 해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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