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들레이드에서 야구하기"란 제목으로 글을 쓴게 9월 2일이었다. 그 날이 내가 처음으로 야구 연습을 나간 날이고 오늘이 10월 15일이니 대략 한달 보름이 지난셈이다. 그동안 꾸준히 야구 연습에 나갔고, 여기 리그가 지지난주부터 정식으로 시작을 했다.
여기와서 야구를 하기 전에 수준에 대해서 많은 궁금증이 있었다. 과연 내가 어디서 뛰어야 적당히 긴장감을 갖고 주전 경쟁에서 크게 밀리지 않으며 재미있게 야구를 할 수 있을지 궁금했었다. 전에도 썼지만, 여기 클럽 야구(성인 기준)는 Division 1부터 Division 8까지 있고 숫자가 작을수록 수준이 높다.
시즌 시작하기 전에 참여한 연습은 Division 1, 2의 연습이었고, 나는 지금도 주중에는 Division 1, 2의 연습에 참가를 해서 같이 운동을 한다. 한달 반이라는 짧은 기간, 직접 뛴 정식 시합 경험 한번, 정식 시합을 관전한 경험 두번으로 판단하기에는 어느정도 이른감이 있지만, 그래도 지금까지의 느낌을 짧게 적어 보고 싶었다.
애들레이드에 한인이 그리 많지 않고, 야구를 즐기는 사람도 그렇게 많은거 같지 않지만, 먼 훗날 누군가 나처럼 야구를 좋아하면서 애들레이드로 오고, 계속 하던 야구를 하고 싶어할 때 어느 정도 도움이 되지않을까 싶어서다.
사진은 어제 내가 속해 있는 팀의 Division 1 원정 경기를 구경하러 가서 찍은 사진이다. Division 1의 정식 경기는 두번 봤는데, 우리나라의 사회인 야구 수준과 비교하면, 1부 Top 수준보다 상위 수준이라고 말할 수 있을거 같다.
투수들의 직구 구속은 최소 130 이상이라고 감히 말할 수 있을거 같다. 이 정도 높이에서 공이 보이지 않았으니까 말이다. 실제로 우리팀 선발 투수는 여기 프로팀 출신 투수였다. 3루수, 유격수는 Running throw를 별 어려움없이 할 수 있고, 외야수들의 어깨는 기본적으로 홈에 원바운드로 송구가 가능한 정도다. 한국에서 선수출신들 모아놓고 야구한다고 생각하면 될거 같다.
남호주의 클럽 야구는 Division 1, 2는 거의 일요일날 하고 나머지 Division들은 토요일날 한다. Division 1,2는 거의 더블헤더를 하는데, Division 2 게임을 먼저 하고 그 다음에 Division 1 게임을 한다. Division 1 게임은 시간 제한 없이 9회 경기를 하지만 나머지 Division 게임들은 시간제한과(120분) 콜드게임 규정이 있다.
Division 2 게임은 어제 한 경기를 봤다. Division 1보다 수준이 조금 떨어지는건 확실하지만, Division 1에 뛰는 선수들이 몇명 뛰기도 하고, 기본적으로 야구다운 야구를 하는건 Division 1과 크게 다르지 않다. 한국 사회인 야구랑 비교를 하자면 1부 상위권 수준 정도 될거 같다. Division 1 투수들만큼 빠른공은 아니지만 최소한 120 이상은 다들 무리없이 던지는거 같다.
Division 3는 내가 지금 뛰고 있는 리그다. 지난주에 리그를 시작해서 이제 한경기 밖에 안 뛰어서 정확한 판단은 아직 안 서지만, 일단 우리 팀만 놓고 보면 Division 1, 2와 3은 갭이 좀 있는거 같다는 생각이 들고, 선수층이 그리 두텁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Division 1, 2 는 어느정도 정해진 멤버들이 있는데 Division 3는 Division 2에서 뛰는 선수 몇명하고 그 아래 리그나 다른곳에서 불려온듯한 몇몇 선수들로 경기를 치룬다는 느낌이 든다.
어제 경기만 놓고 Division 3의 수준을 판단하면 한국 사회인 야구 2부 상위권 수준정도의 느낌이다. 앞서 말했지만 Division 3는 토요일날 열리고 Division 1, 2는 일요일날 열리기 때문에 Division 1, 2에 뛰는 몇명이 시합에 나서고, 상대적으로 투수들은 Division 1, 2보다는 수준이 조금 낮기 때문에 가끔 살벌하게 타구가 날라간다.
Division 4 아래 팀들의 경기는 아직 보지 못해서 정확한 수준 파악은 안된다. 그렇지만 Division 5에서 뛰고 있는 다른 분의 얘기를 들어보면 낮은 Division쪽으로 갈수록 경기를 즐기는 분위기라고 한다.
이제 한 경기를 치뤘을 뿐이다. 아직 낯선 환경에 적응하느라 긴장도 많이 되고 하지만 내가 좋아하는 야구를 이렇게 좋은 환경에서 할 수 있다는것에 감사할 뿐이다. 앞으로 야구 얘기 할 날이 종종 올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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