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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의 산후조리..

저희가 애들레이드에 도착한 날, 공항에서 임시 쉐어집까지 픽업을 나와주신 분이 있습니다.  한번도 본적도 없는 저희를 위해서 아무런 댓가 없이 고맙게도 픽업을 나와 주신 분이죠.  그런 인연으로 애들레이드에 도착하고 나서도 자주 얼굴 보고 때로는 같이 놀러도 가고 그렇게 지내는 가족이 있습니다.


그 분댁의 가족 구성이 아들 한명이었는데, 설날을 지나고 나서 아들 두명이 되었습니다.  어제 퇴근하고 나서 그 분댁에 새로 태어난 아기를 보러 다녀왔습니다.  한국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태어난지 48시간 된 신생아를 집에 보러 간 거죠.  아주 잠깐 머물면서 호주의 산후조리에 대해 다시 한번 깜짝 놀라고 왔습니다.


일단 세상 빛 본지 48시간 된 정말 갓난 애기 입니다.  화면에 보이는 손은 제 손 아닙니다.  마느님 손입니다.  이렇게 작은 애기는 아마 처음 본거 같습니다.  엄마 아빠가 선남선녀여서 그런지 애기도 애기답지 않게(?) 이쁩니다.


본론으로 돌아와서 산후조리 얘기를 하자면, 물론 아주 단편적인 예라서 모두 다 이렇지는 않을 수도 있습니다만, 한국의 그것과는 아주 아주 많이 다른거 같습니다.  일단, 애기 엄마한테 들은 얘기로는 애기 낳기 바로 전까지 깐깐한 간호사가 그냥 침대에 누워있게 하질 않았답니다.   계속 걸으라고 하고 계단도 올라갔다 내려왔다 시키고, 애를 낳기 바로전까지의 고통이 어느정도인지 저는 전혀 알 도리가 없습니다만, 그냥 상상만으로도 어떤 고통일지 짐작만 할 뿐입니다.


그리고 애를 낳고 나서는 간호사가 샤워를 하라고 한답니다.  이거 한국에서는 상상 가능한 일인가요? 샤워를 해야지 집에 갈 수 있다면서 그 깐깐한 간호사가 샤워를 하라고 했다네요.  샤워 하고 나서 간호사가 집에 갈래? 라고 물어봤는데 본인은 집에 가길 원했으나 남편이 반대해서 하루 병원에 있었다고 하네요.


첫 애를 낳았을때도, 밤9시 30분이 지나면 산모하고 아기만 빼고는 다 병실에서 나가야 했다고 합니다. 애를 낳은 바로 그 날 밤새 애기를 산모가 돌봐야 하는거죠.  그래서 애기 엄마는 가능한한 집에 빨리 가고 싶어했고, 혹시 모를 일 때문에 애기 아빠는 병원에 하루 더 있게 했던거 같습니다.


잘 알지는 못하지만, 한국에서는 애를 낳고 나면 며칠동안은 정말 뜨끈뜨끈한 방에서 산후조리를 하는게 보통인거 같은데, 요즘 날씨가 좀 덥긴 하지만, 어제 애를 보러 갔을때 애 엄마는 이틀전에 애 낳은 엄마가 맞나 싶을 정도로 평소와 다름 없는 그런 모습이었습니다.  


아무래도 여기 사람들은 동양인과는 체격 구조나 뭐 자라온 환경같은것들이 다 달라서 이렇게 산후조리를 하는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아무래도 한국에서 자란 한국 여성분들이 여기 스타일로 산후 조리를 하는건 나중에 좀 무리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합니다.


쪼끄마한 애가 커 가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도 여기서 살아가는데 있어 하나의 낙이 될거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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