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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StRaLiA/SYDNEY

2013 연말 휴가

무소식이 희소식이라고 했던가요..  두달여 동안 거미줄 치도록 내팽겨쳐놓은 블로그에 대한 변명이라고 하기엔 아무래도 좀 궁색해 보이는 변명인듯 하기도 합니다.  뭐가 그리 바쁘다고, 종종 찾아주시는 분들께 늘 같은 화면만 보게 해서 죄송스러운 마음이네요.  뭔가 특별한 일이 있는것도 아니었고, 블로그 할 시간이 없을 만큼 바쁜것도 아니었는데 말이죠.  


뭐, 다 제 게으름 탓입니다.  반성.. 또 반성할께요.


새해를 맞아 새로운 마음으로 오랜만에 포스팅을 합니다.  한국의 직장인들이 7월말 8월초에 대거 휴가를 가듯이, 여기 호주에서는 12월 크리스마스를 전후로 해서 휴가를 엄청나게 많이 갑니다.  한국과 조금 다른게 있다면 그 기간이 우선 다른거 같습니다.  한국에서는 아무리 많이 쉬어야 5일정도 휴가를 내서 앞뒤로 주말 최대 9일이 휴가기간이었다면, 여기서는 보통 최소 2주에서 4주정도 까지 휴가를 갑니다.


Full time으로 일을 하는 경우 법적으로 1년에 4주의 휴가가 주어지고, 쓰지 않는 휴가는 누적이 되니 그렇게 휴가를 많이 가는거 같습니다.  저도 일을 시작한지 딱 1년이 되었고, 그 중 8개월 정도가 정규직으로 일을 한 기간이어서 휴가가 적잖이 쌓여 있었습니다.  그 동안 딱 하루 쉬었으니,  쓴 휴가도 거의 없으니 맘만 먹으면 꽤 오랜 시간 휴가를 갈 수 있었습니다만, 5일정도 휴가를 내고 연말 연초를 즐기기로 했습니다.  5일이지만 12월 25일부터 휴가 시작이고 중간 중간 공휴일이 있어서 12일 정도 휴가를 다녀온 셈이 되었습니다.


한국에서 친구가 12월 26일 와서 같이 여기 애들레이드에서 3일정도 보낸 후에 시드니에 사는 또 다른 친구를 만나러 가는게 제 휴가의 계획이었습니다.  애들레이드에서는 도착한 날 해변가 가서 고기 구워 먹고, 두번째날은 근처에 게 잡으로 가고, 세째날은 와이너리 투어를 다녔습니다.   사진은 없네요. 


그렇게 3일을 보내고 시드니로 본격적인 휴가를 떠났습니다.


비행기에서 내려다 본 오페라 하우스와 하버브릿지입니다.  바람이 많이 불어서 기체가 엄청나게 흔들려서 착륙할때 살짝 긴장이 되기도 했습니다만 별 탈 없이 시드니에 도착했습니다.  시드니 사는 친구가 공항에 마중을 나와서 일단 짐을 풀러 갔습니다.


도착한 시간이 점심 전이어서 짐을 풀고는 바로 점심 시간이 되었습니다.  처음 호주땅에 이민을 와서 시드니에서 며칠 보낼때와는 정말 다른 느낌으로 다가옵니다.  계절도 그때는 겨울이었고, 지금은 여름으로 반대이고, 잠시 스쳐가는 시드니에서의 느낌과 관광으로 다시 찾은 시드니의 느낌은 다를 수 밖에 없을거 같습니다만, 한가지 같은 느낌으로 다가오는건... "여긴 너무 복잡해." 였습니다.  시드니에 있는 며칠 동안 계속 흥얼거린 노래가 "아무래도 난 돌아가야 겠어~ 이곳은 나에게 어울리지 않아~" 이런 노래였으니까요.. 서울에서 수십년을 살아서 그런지 시드니의 그런 번잡함보다는 애들레이드의 여유가 저에게는 맞는거 같습니다.


다만 한가지 부러웠던 점은, 시드니에서 먹을 수 있는 한국 음식들이었습니다.  애들레이드에서도 한국 음식을 먹을 수 있긴 하지만, 아무래도 그 종류와 가격, 그리고 맛에서는 시드니를 절대 따라갈 수 없습니다.  시드니에 있는 며칠동안 정말 원없이 한식을 먹었네요.


한인 타운 근처에서 점심을 먹고 시티 구경을 나갔습니다.  차를 주차하고 뚜벅이 모드로 시티 이곳 저곳을 걸어다닙니다.  시티내에 이렇게 넓은 잔디밭이 있는건 한국에서는 쉽지 않은 구경입니다.


보타닉 가든을 거쳐 오페라 하우스 쪽으로 걸어갑니다.  날씨가 좋아서 여기 저기 널부러져(?)서 일광욕 하는 사람을 쉽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조금 다른 느낌으로 보는 하버 브리지입니다.  12월 31일엔 불꽃놀이 인파로 넘쳐나는 곳입니다.


처음 시드니 와서 비를 쫄딱 맞으면서 봤던 하버 브리지인데.. 이 날은 날씨도 좋고 기분도 좋고.. 한참 여유를 즐기다가 차가 주차된 곳으로 걸어갑니다.


시드니 둘째날은 블루 마운틴을 갔습니다.  유칼립투스 나무에 알콜 성분이 증발을 하면서 푸른 빛을 내서 산이 파랗게 보여 블루 마운틴이라고 하는데, 살짝 파란기운이 느껴지나요?  코알라가 하루 종일 자는것도 바로 저 유칼립투스 나무의 알콜 성분 때문이라는 말을 들은거 같기도 합니다.


블루마운틴은 큰 기대는 하지 않았습니다만... 기대하지 않은 만큼 그렇게 큰 감동은 없네요.  그랜드캐년이 그리운 그런 블루 마운틴 관광이었습니다.


블루마운틴에서의 점심은 친구가 준비해준 고기로 바베큐를 해서 먹었습니다.  오고 가며 차도 조금 밀렸고, 바베큐도 적지 않은 시간을 해서 그런지 이날은 별로 한거 없이 하루가 훅~ 지나가 버렸습니다.


저녁엔 달링 하버 구경을 갔습니다.  평소에도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아무래도 휴가철이다 보니 조금 더 사람들이 모인게 아닐까 하는 추측만 해 봅니다.


나중에 돈 벌면.. 저런 요트를 살 수 있는 날이..... 절대 안 오겠죠..  직장인으로서는 그냥 그림의 떡인듯 합니다. 작은 배라도 하나 살 수 있을지.. 


마지막날은 밤 12시에 하는 불꽃 놀이를 보기 위해 낮 12시 30분부터 장장 12시간 가까이 땡볕에서 난민촌 아닌 난민촌에서 난민 생활을 했습니다.  사실 불꽃놀이를 보면서도.. 이게 과연 12시간을 기다릴만한 가치가 있을만큼 멋있는 것인가 하는 회의가 조금 들기도 했습니다만, 저희가 자리를 제대로 못 잡은 탓이라는걸 나중에 동영상을 보면서 알게 됐습니다.


불꽃 놀이 사진은 많이 찍었습니다만, 제대로 찍은 사진이 아니어서 패스 ㅡ.,ㅡ 합니다.  TV에서 중계해준 불꽃놀이 동영상으로 대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