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웹서핑을 참 많이 하는 편이다. 가끔은 시간을 낭비하고 있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지만, 웹서핑을 하면서 건진것도 참 많다. 어떻게 보면 지금 내가 여기 호주에 있는것도, 웹서핑을 하면서 SRS 비자로 올 수 있는 길을 발견했기 때문일거다.
어제도 웹서핑을 하면서 한건을 발견했다. 호주에는 TAFE(Technical And Further Education)이라는 교육 기관이 있는데 일종의 전문대학 과정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전문대학이라고 해서 몇년씩 하는건 아니고 하나의 과정이 보통 3~6개월 과정으로 되어 있고, 보통 Certificate I 에서 Certificate IV까지 있다. Cert. I에서 시작해서 Cert. IV까지 끝내면 우리나라에서 전문대학을 마치는 2년정도 걸린다.
원래 내가 받은 SRS비자는 이 TAFE을 들을때 International로 분류가 되어서 학비를 내야만 들을 수 있었다. 그래서 우리는 이 TAFE에 등록하는걸 신경도 안 쓰고 있었는데, 남호주 주정부에서 2012년 7월부터 몇개의 기술 과정들에 대해 정부에서 지원금을 내서 무료로 수업을 들을 수 있게 하는 제도를 시작하기로 했고, TAFE에서 가르치는 100여개의 과목들에 대해서도 내가 가진 비자로 무료로 수업을 들을 수 있는 길이 생겼다.
TAFE에서 무료로 들을 수 있는 100여개의 과정들은 대개 Cert I, II 과정들뿐인데, English Proficiency 과정은 Cert III, IV도 무료로 들을 수 있는 과목에 포함이 되었다. 만약 International로 등록을 해서 수업을 듣게 되면 6개월동안 $6,000 이상 내야지 들을 수 있는 과목을 공짜로 들을 수 있는 길이 생겼다. 둘이 합치면 천만원이 훨씬 넘는 학비를 아끼게 됐다.
안그래도 Community Center에서 하는 영어 교육이 그다지 맘에 들지 않았는데, 체계적으로 영어를 배울 수 있는 길이 생겼다. 6월에 호주에 와서 겨울이 시작되는 정말 추운 날씨에 고생하면서 때를 잘못 택해 온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는데, 결과론적으로 정말 좋은 때를 택해 온거 같다는 생각이 든다.
정확한 정보를 얻기 위해서 오늘은 City에 있는 TAFE City Campus를 찾아갔다. 우선은 우리 비자로 등록 가능한지 확인을 했고, English Proficiency 코스는 내일 오전 10시부터 Information/Assessment Session이 있다는 정보를 받았다. 아마도 내일 다시 Campus에 가서 반 배정을 위한 레벨 테스트 같은걸 받게 될거 같다.
학기는 7월 16일부터 시작이고 12월 14일까지 계속된다. 중간에 2주 방학을 제외하고 20주간 학기가 계속되고, 총 360시간 정도 수업을 받게 되니까 일주일에 18시간 정도 영어 수업을 듣게 될거 같다. TAFE에서 수업을 들으면 Student ID Card를 만들 수 있고, 이 Card가 있으면 버스비도 아주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다른 여러곳에서도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을거 같다.
당장 6개월동안은, 아무래도 직장을 찾는 것에 전력을 기울이진 않겠지만, 새벽이나 저녁 시간 파트 타임일을 구하게 되면 한주 렌트비는 벌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어차피 영어권 나라에서 살아야 한다면, 미래를 위해서 6개월 정도는 영어를 위해 투자하는것도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다. 달리 생각하면 이게 베스트일지도...
우리 비자는 호주 정부에서 제공하는 메디케어 서비스를 받을 수 없는 비자다. 계획대로 2년 1개월쯤이 지난 후에 영주권을 받게 되면 그 때부터는 공짜로 의료 보험 서비스를 받게 되겠지만, 그 전까지는 사보험을 들어야 의료 시설을 이용했을 때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여기저기 온라인으로 사보험 견적을 냈을때, 가장 기본적인 옵션만 선택을 해도 적지 않은 돈을 내야만 해서 보험에 대한 고민이 좀 있었다. 과연 우리가 지난 몇년간 정말 아파서 병원에 가지 않으면 안 될 일이 있었던가 부터 해서, 꼭 보험을 들어야만 하나 하는 얘기까지도 했지만, 보험이란게 과거보다 미래를 대비하는 것이기 때문에 기본적인 상품으로 보험 가입을 하기로 결론을 내렸다.
City에 나간김에 호주 사보험 1위라는 Medibank 회사에 가서 상담을 받았다. 우리가 그동안 잘못알고 있었던건, 우리가 온라인으로 견적을 냈던 상품들은 반드시 호주 정부에서 제공하는 메디케어에 가입이 되어 있는 상태에서만 가입을 할 수 있는 상품이었다는 것이다. 우리 같은 사람들을 위해서 제공되는 보험 상품은 따로 있었고, 가장 기본적인 상품으로 가입을 했을때 한달에 대략 $213 을 내야 하는 상품이었다.
인터넷으로도 가입이 되는 상품이기 때문에 일단 그 지점을 나와서 그 옆에 있는 다른 사보험 회사로 갔다. 이 회사에서는 우리 같은 사람들을 위한 상품이 단 하나 있는데, 가격을 적는것 자체가 의미가 없을 정도로 많은 돈을 내야만 해서 고려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사보험 가입은 인터넷으로 다른 보험회사들의 견적을 다시 한번 받아보고, 각 회사별로 사람들의 평가가 어떤지 검색을 해보고 나서 가입 여부를 결정해야 될거 같다.
오후에는 두 군데 인스펙션을 가기로 했다. 여기에 쓰기에 좀 거친 표현일지는 모르겠지만, 애들레이드 날씨는 지랄같아서 금방 햇빛이 들다가도 먹구름이 끼면서 비가 내리기도 한다. 인스펙션 가는 길에 마느님이 찍은 사진인데, 뒤쪽 하늘은 아주 파랗다고 하면 믿어지실려나.... 한국에서는 무지개를 좀처럼 보기 힘들었는데, 호주 온지 2주 조금 지났는데 세번째 본 무지개였다.
오늘 본 두 집 가운데서, 두번째 집이 아주 맘에 들었다. 일단 무엇보다 렌트비가 주당 $270 로 저렴했고, 저렴한 렌트비에 비해 renovation을 해 놓은 집이라서 마치 새 집같은 기분이 들었다. 동네도 조용한 주택가였고, 버스 정류장도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해 있었으며, 애들레이드에서 한인들 많이 사는 동쪽 동네여서 한인마트나 호주 마트 이용하는데도 불편함이 없을거 같았다.
문제는, 우리가 이 집을 맘에 들어도 집 주인이 거절하면 우리는 이 집에서 살 수가 없다. 일단 신청서를 받아왔고, 집 주인에게 나름 정성들여 편지를 썼다. 우리는 이 집이 너무 맘에 들고, 내가 여기 온지 얼마 안되서 아직 무직 ㅡ.,ㅡ 이고 그 동안 렌탈한 이력도 없지만, 너가 우리를 선택하면 집에서 신발도 안 신기 때문에 깨끗하게 사용할 것이며, 우리가 무직인것때문에 집세 받는게 걱정된다면 6개월 먼저 지불할 용의도 있다고 썼다.
작성한 신청서는 팩스나 부동산에 직접 가져다줘야 하는데, 살고 있는 집에서 팩스가 안되기 때문에 내일 아침에 TAFE CAMPUS 가기 전에 부동산 사무실에 던져주고 가야 한다. 잘 됐으면 좋겠다.
오늘 저녁은 호주 와서 처음으로 스테이크를 먹었다. 어제 장보면서 사 온 놈인데... 사진으로 보면 잘 안 보이지만 두툼한 놈인데 우리나라 돈으로 8천원 조금 넘는 가격이다. 뭐 눈물날만큼 맛있는 놈은 아니었지만, 나름 훌륭하게 잘 먹었다.
이 것보다 등급 높은 놈들도 많이 있지만, 우리는 입 버리는 일 없이 이 정도 수준의 고기를 앞으로 사 먹기로 했다.
내일은 아침 일찍 부동산에 신청서 제출하고, TAFE Campus갔다가 쇼핑 센터에 가서 이불좀 알아보고 오후에는 동네 근처에 인스펙션을 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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