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온라인으로 차 보험 견적을 youi 라는 회사에서 낸적이 있었다. 다른 회사와는 다르게 이 회사는 내 전화번호를 넣어야지만 보험 견적을 받을 수 있었다. 아무 생각없이 전화번호를 넣었었는데 지난 월요일 아침,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왔었다.
"여보세요... 여보세요.." 대답이 없었다. "Hello?" 라고 했더니 그제서야 뭐라고 솰라솰라 하면서 youi 에서 내가 온라인으로 낸 견적을 보고 전화를 한 것임을 알 수 있었다. 상담원이 뭐라고 하는지 제대로 들리지도 않았고, 솔직히 자다 가 깨서 정신이 없는 상태였기에, 지금 전화 받기가 힘들다고 나중에 전화하라고 했더니 집요하게 언제 할까 물어보길래 그냥 수요일날 하라고 하고선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오늘 아침.. 역시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왔다. 순간 youi 임을 직감하고, 어제 다른 보험회사 가입을 했기에 다른 회사 가입했다고 하고 빨리 끊을 생각으로 "Hello~"라고 하고 전화를 받았다. 역시 youi 였고 나는 계획대로 다른 회사에 미리 가입을 했다고 말하고 전화를 끊으려 했다. 그러나 집요한 상담원은 견적만 내 보라고 계속 권유를 했고 영어 공부하는 셈 치고 견적만 한번 받아보기로 했다. 온라인으로 대충 필요한 정보를 넣어두었기에 확인하는 차원에서 필요한 정보를 서로 주고 받는 정도에서 견적을 받았다.
내가 가입한 가격보다 그리 싸지 않기에, 상담원한테 그렇게 말했는데 집요한 상담원은 자기네 상품의 장점들을 설명하면서 계속 보험 가입을 권유했다. 그래서 나는 내가 잘못알아 들은게 있을 수 있는게 있으니 보험과 관련된 정보를 e-mail로 보내주면 검토를 하고 가입여부를 결정하겠다고 하니, 상담원은 그렇게 하려면 일단 가입을 해야지만 관련된 정보를 e-mail로 보내주겠다고 가입을 위해 신용카드나 은행계좌번호를 물어봤다.
나는 20여분이 넘는 시간을 전화상으로 안 들리는 영어를 듣느라 이미 지칠대로 지쳐버렸고 더 싸지도 않은 보험을 가입하고 나서 다른 하나를 취소하는것도 귀찮고 해서 계속 관심이 없다고 했는데도 정말 집요한 상담원은 끝까지 나에게 보험 가입을 권유했다.
사실 난 한국에서 이런 비슷한 전화, 예를 들면 텔레마케팅이나 은행/카드회사에서 오는 전화들은 10초도 안되서 상대방이 말을 하고 있는 도중에도 끊난다는 말 없이 그냥 내쪽에서 끊어버린다. 영어 공부가 목적이긴 했지만 집요한 상담원과 그걸 뿌리치는 과정은 엄청난 체력 낭비인듯 싶다.
아침부터 진을 빼고 지난주 계약한 차를 찾으러 갔다. 구글에서 경로를 찾아보니 대략 1시간 정도 버스로 가야 하는 거리였다. 여기 버스는 우리나라의 택배 시스템과 비슷한거 같다. 예를 들면 강남역에서 서초역을 버스로 가야 한다면 강남에서 시청까지 가는 버스를 타고 시청에서 서초역을 가는 버스를 타야 하는 형태다.
다행히 우리가 가야 하는 곳은 시티를 중심으로 반대쪽에 있기 때문에 바로 옆 동네를 시티에 갔다가 다시 가야 하는 뻘짓은 하지 않아도 됐다.
차를 찾으러 갔더니 저번에 우리에게 차를 판 세일즈맨이 반갑게 맞아줬다. 나는 커피를 블랙으로, 마느님은 설탕 하나 넣는것도 기억을 하고 있었다. 차를 넘겨받기전에 세일즈맨이 다시 한번 보장 내역과 기타 사항등에 대해 다시 한번 설명을 해 주었다. 이미 알고 있는 내용과 앞에 관련된 프린터물을 보면서 설명을 해 줘서 그런지 저번보다 한결 듣는게 어렵지 않았다.
사실 그냥 중고차 딜러한테 사는것보다 자동차 브랜드 이름을 걸고 파는 곳에서 사는 중고차 가격이랑 시세 차이가 난다. 그렇지만 이번에 차를 사면서 느낀건데, 브랜드 이름을 걸고 하는 곳이 많은 믿음이 간다. 차 픽업후에 오늘 운전을 조금 했지만, 열살된 차가 내가 한국에서 몰던 다섯살된 차보다 상태가 훨씬 괜찮은거 같다. 이런 믿음이 내가 이 차를 타면서 깨지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이다. 별 탈 없이 잘 굴러가길 빌 뿐...
차 키를 받고 처음 운전석에 앉아서 기념 사진 한장을 남겼다. 우핸들이라는 낯설음, 그리고 한국에서 몰던 차 보다 넓은 차체때문에 적응하는데 시간이 좀 걸릴거 같다.
차를 픽업하고 나서 네비게이션을 사러 굿가이즈라는 곳을 갔다. 굿가이즈는 하이마트같은 곳으로 여러가지 전자/전기 제품을 파는 곳이다. 여기서도 네고가 가능하다 했는데, 나는 No further discount 라고 적혀 있는 제품을 사서 직원에게 두번정도 정말 할인 안되냐고 물어봤더니 안된다고 해서 그냥 적혀 있는 가격 그대로 주고 사서 나왔다.
네비게이션은 한국의 그것들과는 많이 다르다. 크기도 그냥 핸드폰 크기 정도이고 정말 네비게이션 기능에만 충실한 놈이다. 그렇지만 그 기능 자체에만 충실한 제품들에 가운데서도 여러가지 기능을 탑재한 녀석들도 물론 존재한다. 여기는 맵을 업데이트 하려면 돈을 내야 하는 경우가 많은데, 평생 무료 맵 업데이트가 가능한 녀석들은 적지 않은 가격을 지불해야 한다. 그렇지만 이 동네 지리가 그리 자주 바뀔거 같지도 않고 해서 우리는 그냥 적당한 선에서 저렴한 녀석을 구매를 했다.
네비게이션 구입후에 1주일전 애들레이드 도착했을 때 점심을 먹으러 갔던 IKEA로 1주일 전 우리를 픽업해주신분과 점심을 같이 하기 위해 갔다.
IKEA에서 점심을 하고 IKEA 매장 투어를 했다. 한국에는 아직 IKEA가 정식으로 입점하지 않아서 제대로 된 IKEA매장을 구경하지 못했는데, 여기 IKEA 매장은 정말 크다. 2층으로 되어 있고, 각 층마다 입구로 들어갔으면 매장 지리를 훤히 꿰뚫고 있지 않는한 무조건 매장 전체를 다 돌아야지만 출구로 나올 수 있는 구조로 되어 있다. 아마도 우리가 렌트집을 구하면 여기 IKEA에서 많은걸 사서 집을 꾸미게 될거 같다. IKEA 매장이 어떻게 생겼는지는 다음에 사진 많이 찍어서 따로 포스팅을 해야겠다.
IKEA에서 점심 먹고 1, 2층 전체를 다 돌았더니 꽤 많은 시간이 흘렀다. 같이 점심드신 분께서 집에서 차 한잔 하자고 하셔서 근처에 그 분 댁으로 가서 커피 한잔을 마시고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고 어둑어둑해진 늦은 오후에 집으로 왔다. 아침에만 해도 구름 한점 없이 맑던 날씨가 집으로 돌아갈 무렵 비가 내리기 시작했고, 무엇때문인지 몰라도 네비게이션이 GPS를 잡지 못해서 집에 오는길은 마느님께서 네비역할을 해 줬다.
어제 연수를 받긴 했지만 호주에서의 운전은 그리 쉽지가 않다. 두어번 조금 위험한 상황이 있었는데 다행히 내가 못 본것을 옆에서 봐줘서 큰 위험은 없었다. 차가 생겼으니 집 근처에 마트를 갔는데... 수입이 없다 보니 작은거 하나 사는데도 망설여진다.
30개 들은 Ferrero Rocher를 $10에 팔고 있길래 한국에서보다 저렴한거 같아서 살까 말까 두어번 망설이다가 그냥 내려놓고 왔다.
여기 사람들이 처음에는 물가가 비싸게 느껴지지만 수입이 생기고 나면 그렇게 비싸게 느껴지지 않을거라고 한다. 우선은 우리집을 먼저 구하는게 순서인거 같고, 집 렌트 구하고, 한국에서 보낸 이사짐 받아서 어느정도 정리가 되면, 원래 생각했던것보다 조금 일찍 구직 전선에 뛰어 들어야 할 거 같다.
내일부터 본격적으로 인스펙션에 참가해서 맘에 드는 집이 있으면 Apply를 해야 할거 같다. 일찍 렌트를 구하게 되면 당분간은 난민 생활을 해야 할지도 모르지만 빠른 정착을 위해서는 그게 맞는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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