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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MiGrAtIoN/초기정착

D+21 쇼핑

어제 오늘 돈 좀 썼다.  아직 쉐어집 신세라 물건 사 놓기도 그렇지만 세일의 유혹을 이겨내는게 쉽지 않았다.  시간이 지나야 정확하게 알 수 있겠지만, 여긴 6월말하고 12월말에 큰 세일이 있다고 한다.  6월말에 세일하는건, 여기의 회계년도 개념이 7월부터 시작이라 재고 정리 및 실적을 위해서 하는거고, 12월에는 크리스마스 이후 박싱데이라고 해서 큰 세일이 있다고 한다.


한국과의 세일과 여기 세일을 좀 비교하면, 여긴 세일을 정말 세일답게 하는거 같다.  세일 제외 품목도 없고, 세일폭도 크다. 30%는 기본이고 40% 때로는 60%까지도 세일을 한다.  그러니 세일의 유혹을 이겨내는게 쉽지 않고, 사고 싶은 물건이 있으면 꾹 참고 있다가 세일기간에 왕창 지르기도 한다고 한다.


어제는 시티에 있는 Harris Scarfe라고 하는 쇼핑센터를 갔다.  Harris Scarfe는 쇼핑몰 등급으로 치면 백화점을 제일 윗 등급이라고 하면 두번째에서 세번째쯤 되는 쇼핑몰이라고 한다.  여하튼, 쇼핑할 대상들이 부피가 있는 녀석들이라 차를 끌고 나갔다.  여기가 웃긴건 쇼핑몰이라고 해서 쇼핑몰에 딸려있는 주차장을 이용할 수 없다는 거다.  물론 주차장이 딸려 있는 쇼핑몰들이 있는거 같긴 한데, 주차 요금이 그리 만만치 않다.


그래서, 시티에 주차를 하려면 사람들이 많이 이용하는 Upark(http://upark.com.au/) 이라고 하는 주차 시설을 이용하게 되는데, 여기 역시 한국과 비교하면 가격이 그리 만만하지는 않다.  같은 애들레이드 시티에 있는 UPark 이라 하더라도 위치, 요일, 시간에 따라서 가격이 천차만별이라, 주차를 하는데도 전략이 필요한거 같다.


어제는 시티 중간쯤에 있는 UPark Central Market 주차를 했다.  여기다 주차를 한 건 나름 제일 저렴했기 때문인데, 문제는 우리가 가려고 하는 런들몰에 있는 Harris Scarfe 까지 걷기에는 좀 먼 거리였다.  그렇지만, 애들레이드에는 트램이라고 하는 교통 수단이 있는데, 시티 일정 구간에서는 무료로 이 트램을 이용할 수 있다. 


대략 15분 간격으로 운행이 되기 때문에 시티내에서는 이 트램을 이용하면 효율적으로 움직일 수 있다.   애들레이드 시티 내에는 이 트램말고도 시티 순환버스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데, 우리는 아직 이용해보지 않아서 정확히 어떤 경로로 움직이는지는 모르겠다.   아마도 7월부터 TAFE에서 영어 수업을 듣게 되면 매일 시티를 나가게 될테니, 그 때 다시 한번 정리해 봐야겠다.


우리가 어제 지른건, 일단 양모 이불, 그리고 topper라고 불리는 매트릭스 위에 까는 이불, 그리고 자잘한 주방용품들이다.  topper를 산 이유는, 우리가 렌트집을 구해서 들어가면 일단 한국에서 오는 이사짐을 받기까지 시간이 좀 있는데, 그동안 바닥에 깔고 잘 만한 것을 찾다가 사게 됐다.  여기에서는 topper라고도 부르는 놈인데, 그냥 한국에서 밑에 두껍게 까는 이불정도라고 생각하면 될거 같다.


양모 이불을 사기까지는 마느님이 상당히 많은 고민을 했다.  일단 양모인지 구스인지를 선택해야 했고, 수 많은 브랜드 중에, 브랜드마다 등급이 따로 있고 또 계절에 따른 상품들이 따로 있었다.  구스가 양모보다는 가격적인 부분에서 큰 장점이 없었지만, 사람들 의견이 구스가 가볍고 양모보다는 훨 따뜻하다고 하기에, 적지않은 고민을 했다.


그리고, 우리가 여기 브랜드를 전혀 모르기에 어느 브랜드가 인지도가 있는지 몰라서 그 또한 선택하는데 쉽지 않았다.  정말 짧지 않은 시간동안 고민을 거듭한 끝에, 일단 양모를 선택했고 나름 인지도 있는 브랜드의 아랫등급을 사는것보다는 적당한 브랜드의 상위 등급을 사는걸로 결정을 했다.


그래서 원래 정가 $279 짜리 양모 이불을 40% 할인된 가격인 $167.4 에다가 $125 이상 사면 주는 $25 할인 쿠폰을 이용해서 $142.4 에 샀다.  Topper 역시 원래 가격은 $179 인데 40% 할인 가격에 기타 주방용품까지 합쳐서 $125 넘겨서 역시 $25 쿠폰 신공으로 $82.4 에 샀다.


40% 할인에 일정 금액 이상 사면 주는 할인 쿠폰까지 있으니 쇼핑을 안 할수가 없다.  필요한 물품이기도 했고...  만약 우리가 한국을 떠나기전에 6월에 이렇게 세일을 왕창 하는줄 알았으면 이사짐을 조금 줄일 수 있었을거 같다는 생각도 들지만, 뭐 이러면서 배우는 거지...  다시 써 먹을 일이 없다는게 좀 아쉽긴 하지만..


어제는 새로 산 Topper를 침대 위에 깔고 새로 산 양모 이불을 덥고 잤다.  그 동안은 자는 동안 추워서 전기장판을 켜 놓고 잤는데, 이상하게 전기장판 켜 놓고 자면 아침에 일어나도 뭔가 개운하지가 않아서 별로 쓰고 싶지 않았다.  어제는 새로 산 이불 세트의 성능을 시험해 볼겸 자기전에 전기장판을 끄고 잤다.


성능 시험 결과는 일단 만족이다.  최소한 이불을 제대로 덥고 자면 춥진 않았다.  문제는 내 잠버릇때문에 이불을 차고나서 추위를 느껴 깨는게 문제였다.



오늘은 가전을 질렀다.  가전 역시 세일중인데 내일까지 세일이고, 내일은 토요일이라 매장에 사람이 붐빌게 눈에 뻔히 보이고 인스펙션을 많이 다녀야 해서 오늘 가전을 지르기로 했다.   한국으로 치면 하이마트 같은 가전 매장이 호주에도 있다.   대표적인 매장이 몇군데 있는데 우리는 굿가이즈를 가기로 했다.


며칠전에 집 근처 굿가이즈에서 받은 견적을 가지고 오늘은 다른 동네에 있는 굿가이즈를 갔다.  들은 얘기로 그 지점에 있는 중국인 직원 하나가 세일을 많이 준다는 정보를 가지고 갔는데, 결론적으로는 집 주변 굿가이즈에서 받은 견적과 크게 차이가 없었고, 직원이 그렇게 맘에 들지 않았다.  그래서 집 주변 굿가이즈로 와서 저번에 우리에게 견적을 줬던 직원을 다시 찾아서 재견적을 받았다.




인터넷에서 사진을 가져왔더니 지 맘대로다.  오늘 우리가 지른 놈들인데, 냉장고는 $729 적혀 있는 것을 $600에 샀고, 청소기는 $439 적혀 있는 녀석을 $425, 세탁기는 $549 적혀 있는 놈을 $450, 마지막으로 더 큰 TV를 원했으나 TV없이 살고 싶냐는 질문에 깨갱하고 선택한 녀석인데 $849 적혀 있는 녀석을 $775에 샀다.


예산이 많고, 우리가 수입이 계속 있으면 조금 무리해서라도 더 좋은 녀석들로 샀을테지만, budget buyer인 우리에게 이 정도도 충분히 무리한 녀석들이란걸 잘 안다.  별 고장없이 잘 굴러가고 돌아갔으면 좋겠다.  우리가 아직 집이 없는 관계로 구입만 오늘 해 놓고 배달은 나중에 집주소 정해지면 받기로 했다.


여긴 배달료를 따로 내야 하는데 $48 이다.  인터넷에서 세일즈맨하고 딜 잘 하면 배달료를 안 낼 수 있다고 하는 얘기를 들어서 어떻게 해 볼까 했는데, 배달은 외주로 주는거라서 자기가 어떻게 할 수 없다고 한다.  냉장고하고 세탁기는 배달할 때 설치까지 해 준다고 한다.


오늘 시티에 나가서 지른 것중에 그릇세트, 글라스세트, 와인잔세트도 있었다.  이사짐으로 오고 있는 것중에 물컵이 조금 부족하고 와인잔이 없어서 세일하기에 저렴한 가격에 구입을 했다.    그리고 짐 오기 전까지 써야할 그릇세트도 저렴한 녀석으로 구입을 했다.


문제는 집에 들어와서 보니 물컵이 8개짜리 세트였는데 한 녀석이 빠져있었고, 와인잔은 6개들이였는데 한 녀석이 이가 나가 있었다.  나는 귀차니즘이 발동해서 그냥 하나씩 없는거 썼으면 했는데, 마느님은 바꾸러 가야겠다고 해서 다시 시티를 나갔다.


바꾸는 과정은 어렵지 않았다.  물컵 하나 빠져 있고 이 나가 있는 와인잔 보여주니 그냥 바꿔주긴 했는데, 내가 영어가 좀 되면 왕복 기름값 + 주차비 를 클레임 걸어서 받아볼수도 있을거 같은데 아직 내 영어가 겸손하니 그냥 바꿔주는데 만족하고 돌아왔다.



그동안 인스펙션 하고 내가 이 집에 살고 싶소~ 라고 신청한게 두 건인데, 두 건 다 모두 물을 먹었다.  집 없는 서러움이 이런건지 요즘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  내일은 토요일이라 인스펙션이 좀 많이 잡혀 있어서 대략 다섯집 정도 보게 될거 같다.  부디 마음에 드는 집을 만나고, 주인도 우리를 마음에 들어해서 이번주말 지나면 집 걱정이 없어졌으면 하는 바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