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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MiGrAtIoN/초기정착

D+19 Nothing special

한 10년전쯤 영어 회화 학원을 처음 다닐때, 지금은 쮀이라고 편하게 부르는 영어 강사가 아침마다 학생들한테 물었다.  Anything new? 라고.. 뭐 하루 하루가 그리 별 다른게 없을때는 마땅히 대답할것도 없고 해서 자주 했던 말이 Nothing special 이었는데, 어제 오늘 내 하루가 그렇다.


뭐 굳이 특별한 일이 있었다고 찾아 적는다면, 어젠 TAFE을 가서 코스에 대한 설명을 듣고 반 배정같은것을 위해 영어 시험을 봤다.  그리고 날씨가 좋아 일몰이 멋있을거 같아 무작정 서쪽으로 차를 달려갔으나 길막힘에 일몰 보는걸 실패했다는 정도?


우리가 TAFE에서 들을 코스는 English Proficiency 라는 코스고 Cert I에서 Cert IV까지 있는데, Cert I은 정말 영어를 거의 처음 접하는 수준의 사람이 듣는 코스라고 한다.  레벨 테스트는 자기가 들을 코스의 문제를 풀면 된다.  기본적으로 자기 소개를 써야 하고, CERT III를 듣고자 하는 사람은 친구에 대해 쓰고 자신한테 왜 중요한지를 써야 했고, CERT IV를 듣고자 하는 사람은 200단어정도로 현대 기술이 삶을 편안하게 만들었는지에 대해 써야 했다.


마치 IELTS 시험을 볼 때 써야 하는 essay를 써야 하는 정도로 써야 했다.   그리고 빈칸 채우는 문제를 풀어야 했고, 읽기 지문 하나를 두고서 문제를 풀어야 했다.  딱히 제한 시간은 없었고, 문제를 다 푸는 순서대로 강사한테 가서 채점을 받고, 자신이 듣고자 하는 레벨과 시험 본 결과를 가지고 최종적으로 듣고자 하는 과목을 정하게 된다.


나는 CERT IV 과정을 듣기로 했고, 마느님은 CERT III 과정을 듣기로 했다.  신청 과정은 온라인으로 신청을 하고, TAFE쪽에서 검토를 하고 입학 Offer를 메일로 주면, 다시 TAFE에 가서 등록을 하면 된다.


오후에는 집 하나를 인스펙션 했는데, 주당 $300 짜리 하우스였다.  방이 세개였고, 집은 정말 운동장만큼 큰 하우스였다.  별도의 방으로 써도 될만큼 크고 괜찮은 카펫깔린 방도 하나 있었지만, 우리에겐 너무 큰 집이었고 부분 부분 세월의 흔적이 있어서 포기하기로 했다.


구름끼고 맑은 날씨에 괜찮은 날씨에 일몰을 보러 바다로 달리기로 했다.  우리가 목표로 간 곳은 WEST LAKES라는 곳인데, 애들레이드에서 이쁜 집들이 모여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고 한다.  호수는 바닷물을 끌어와 인공적으로 만든 호수라고 하는데, 실제로 우리가 도착해서 본 집들은 정말 호수가에 별장같은 모습은 가진 집들이었다.


아쉽게도 트래픽에 걸려서 기대했던 일몰은 보지 못했고, 이왕 온 김에 호수 구경이나 하고 가자 해서 차를 주차하고 호수가로 갔다.  그런데.... 우리가 차안에서는 느끼지 못했던 바다의 짠내가 호수가에 가자 맡을 수 있었다.

호수가 벤치에 앉아서 노을지는 하늘을 보며 이런 저런 얘기를 할 수 없을 정도로 냄새는 그리 유쾌하지 않았다.  겉으로 보기에는 정말 괜찮은 집들이었지만, 이런 냄새를 집에서 맡아야 한다면 별로 살고 싶은 생각은 안 들거 같았다.



어제의 맑은 날씨는 오늘도 계속 이어졌다.  오늘도 별다른 스케줄이 없어서 시티에 나가서 이불이랑 기타 생활용품들 윈도우 쇼핑을 하러 갔다.  집이 정해져야 뭔가 필요한 것들을 살텐데, 집 구하는게 정말 만만치가 않다. 

시티로 나가기 위해 버스 정류장으로 가는 길은 우리가 2주전에 왔을때보다 가로수가 많이 떨어진거 같다.  7월이 한겨울이라고 하니 조금 있으면 몇몇 나무들은 나무잎 하나 없는 신세가 되지 않을까 싶다.  그렇지만 여기 잔듸들은 사철 잔듸인지 계절을 모르는건지 푸르기만 하다.


마느님은 요즘 이불 구입으로 고민이 많다.  양모로 할것인지 구스로 할것인지가 가장 큰 고민이고, 하나를 정했다 하더라도 여긴 너무 많은 브랜드가 있고, 우리가 각 브랜드에 대해 잘 모르기 때문에 최선의 선택을 하기 위해 조사도 많이 하고 고민도 그 만큼 많이 하게 된다.


가격은 양모가 저렴하지만, 양모는 구스보다 무겁고 덜 따뜻하다고 한다.  적은 가격이 아니다 보니 시행착오를 거치기엔 조금 무리가 따른다.  과연 최선의 선택을 할 수 있을지.... 돈이 많다면 그냥 구스 제품 젤 좋은걸 사면 되지만 우리는 지금 현재 백수이고 앞으로 적지 않은 기간동안도 계속 백수일 예정이기 때문에 돈을 아낄 수 밖에 없다.


여기는 애들레이드에서 제일 번화하다고 하는 런들몰이다.  마치 우리나라의 명동같은 지역이라고 보면 되지만, 지나가는 사람은 명동의 1/10 도 안될거 같다.


오늘 오후에도 집 하나를 인스펙션 했다.  시티에 가깝게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역시 몇가지 단점이 있어서 신청을 안하게 될거 같다.  아마도 신청을 하면 이 집은 어렵지 않게 구할 수 있을거 같은 예감이 들지만, 몇가지 단점을 안고 들어가기에는 조금 무리가 있다.   일단, 2층짜리 유닛(우리나라 연립주택이나 빌라개념?)에 2층짜리 집이었는데, 겨울에는 상관이 없지만 여름에는 정말 덥다고 한다.   그리고 붙박이 장이 없었고, 무엇보다 1층에 사는 사람이 개를 키우고 있어서 지나갈때마다 큰 소리로 짖어되서 깜짝 깜짝 놀랄거 같다.


맘 같아서는 어제 신청한 집이 되었으면 좋겠는데 아직 소식이 없다.  호주 와서 처음으로 넣었던 신청서는 물을 먹었고.. 쩝.. 맘에 드는 집 구하는게 쉬운일이 아니다.


내일은 인스펙션 할 집이 몇 집 된다.  인스펙션 하기 전에 어제 신청한곳에서 연락이 와서 인스펙션 할 일이 없어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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