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오늘 뭔가 특별히 한 일이 없다. 어제는 하루 종일 비가 내렸고, 애들레이드 와서 처음으로 찾아간 오픈 인스펙션은 보기 좋게 바람을 맞았다. 호주 오기전 많은 사람들에게 호주에서 렌트집을 구하는 절차 비슷한 얘기를 한적이 있는데 다시 한번 정리하면 이렇다.
우리나라같은 경우 집을 구해야 할 때, 그 지역 부동산을 찾아간다. 그리고 시세에 맞는 집 중에서 몇 집을 보고 마음에 드는 집이 있으면 그 자리에서 계약금 내가 내가 "찜" 하면 그 집에 들어가 살 수 있다. 하지만 호주의 경우는 많이 다르다. 일단 전세라는 개념이 없고 집을 사는게 아니라면 주마다 렌트비를 내야 한다.
렌트집을 구하기 위해서는 일단 인터넷을 뒤진다. 마음에 드는 집이 있으면 Open Inspection이라고 해서 부동산에서 집을 보여주는 시간이 잡혀 있으면 그 날짜 그 시간에 가서 그 집을 본다. 보통 Open Inspection 시간은 15분 정도 한다. 집을 보고 나서 집이 마음에 들면 신청서를 작성한다. 신청서에는 개인의 인적사항은 기본이고, 직장 생활 정보와 전에 살던 정보를 포함해서 적어야 하고 그에 따른 증빙서류도 첨부를 해야 한다. 전에 살던 History가 중요해서, 한국에서 바로 온 경우에는 집 구하는게 쉽지 않다고 한다.
부동산은 그런 신청서를 수집해서 집주인에게 주고 집주인이 신청서 중에 마음에 드는 신청자를 선택해서 집을 렌트해준다. 만약 인터넷에서 본 집이 Open Inspection이 잡혀 있지 않다면 부동산한테 전화를 해서 나 이집 마음에 드는데 볼수 있는지 문의를 해야 한다. 만약 그 집이 비어있는 기간이 오래 되어 있다면 부동산 에이전트와 따로 약속을 해서 집을 보러 가거나 또는 부동산에 가서 키 받아서 그 집에 가서 따로 집을 봐야 한다. 혹은 렌트 시장에 나와 있는 기간이 얼마되지 않아서 곧 Inspection 스케줄이 잡힐거라고 얘기해 주기도 한다.
여하튼, 어제 총 세 군데 Inspection을 갔는데 아침에 바람 맞고, 오후에도 한건 바람을 맞았다. 아마도 평일이고 비가 오기 떄문에 그랬을거 같은데, 자주 있는 경우는 아니라고 한다. 다른 한 집은 크게 이상한 점은 없었지만 붙박이장이 없고, 집 조명이 조금 어두운거 같아서 신청을 안 하기로 했다.
사람의 기분은 날씨에 따라 많이 좌우되는거 같다. 어제는 정말 하루종일 비가 내려서 기분이 많이 다운 되어 있었다. 비가 오는날은 더 춥게 느껴지기도 하고... 오늘도 애들레이드 날씨는 그렇게 좋지는 않았다. 어제처럼 계속 비가 온건 아니었지만 비가 오락 가락 해서 따뜻한 햇살이 그리워지는 그런 날이었다.
오전에는 영어를 배우러 Community Center에 갔다. 지난번하고는 많이 달랐는데, 오늘은 두 Class를 하나로 합쳤기 떄문이다. 15명정도가 한 Class가 됐는데, 오늘 느낀건 확실히 한국 사람들은 읽기에 강하다. 다른 국적을 가진 사람들은 말로 하는 영어는 한국 사람보다 나은 경우가 많은데, 막상 수업 시간에 영어로 된 글씨를 보고 읽어야 하는 경우라면 정말 더듬 더듬 제대로 되지 않은 발음으로 읽는 경우가 많았다.
나는 그들을 보면서 저렇게 의사 소통이 되면서 글 제대로 못 읽는게 이해가 안 갈떄가 있는데, 그들 눈에서 나를 보면 저렇게 읽는데 아무 문제 없는데 듣고 말하는게 수월하지 않다는걸 보면서 이해를 하지 못할거 같다는 생각도 든다.
영어 수업 후에는 근처에 잡힌 Inspection을 갔다. 나름 맘에 드는 집이었는데 이번에는 경쟁자가 우리 말고 3팀이나 됐다. 처음으로 Agent하고 몇마디 얘기도 나눠보고 집에 관심이 있으니 신청서를 받아가고 싶다고 했는데, 인터넷 사이트에서 신청을 하라는 말을 들었다.
집에 와서 점심을 먹고 짧지 않은 시간동안 신청서를 작성하고 나서, 집을 구하고 나면 당장 필요한 가전 제품들의 견적을 함 받아보려 근처에 있는 굿가이즈를 찾아갔다. 역시 평일에 찾아가니, 사람들이 많지 않아서 직원들이 어느정도 관심을 가져줬다.
일단은 맘에 드는 냉장고, 세탁기, TV, 진공청소기의 모델명을 적어서 직원에게 어느정도 DC가 가능한지 물어봤다. 적혀 있는 가격보다 적게는 5% 많게는 10% 이상까지 DC된 가격으로 우리에게 가격을 제시했다. 인터넷에서 배운 노하우로 이 가격이 Best price인지 물어보고, 가격 정보를 Note를 하고 이름을 물어봤다. 그리고 우리 아직 집 못 구해서 지금 구매를 하고 나중에 배달 가능한지도 물어봤다.
직원은 우리에게 6월 30일 세일이 있는데, 만약 지금 제시한 가격보다 세일 가격이 더 저렴하다면 차액만큼 돌려주겠다는 말도 했고, 지금 구매 후 나중에 배달 하는것도 가능하다고 했다. 우리는 일단 처음 견적을 받았기 때문에 좀 더 알아보고 오겠다고 하고 굿가이즈를 나섰다.
집에 다시 돌아와서 뭘할까 하다가 시티를 나가보기로 했다. 시간대가 시티로 나가면 시티에서 저녁을 해결해야 하기 떄문에 저녁 먹을 곳을 찾아보다가 갑자기 땡기는 짬뽕에 한국 식당을 가기로 하고 집을 나섰다. 우리가 찾아간 곳은 가빈이라는 식당이었는데 시티 남쪽에 위치한 한국 식당이었다.
이제 우리는 더이상 뚜벅이가 아니기 때문에 ㅡ.,ㅡ 과감히 시티에 차를 끌고 나가기로 했다. 식당에 물어봐서 근처 무료 주차가 가능한 곳이 있다고 했기에 호주 운전 3일차 초보 운전이 과감하게 애들레이드 한복판으로 차를 몰고 갔다. 이제 왼쪽으로 차를 몰고 가는 것에 대해 크게 거부감은 없지만, 몇가지는 여전히 어렵다.
대표적인게 좁은 도로에서 우회전해서 반대편 차선에 합류하는것과, 우회전 신호 없는 곳에서 우회전 하는 것이다. 호주에서는 좁은 도로에서 반대편 차선으로 가기 위해서는 좌회전해서 유턴하는 방법도 있지만, 신호가 없더라도 특별한 표시가 없다면 반대편 차선으로 우회전을 할 수가 있다.
먼저 오른쪽에서 오는 차가 있는지 살펴보고 오른쪽에서 차가 오지 않는다면 차선을 가로질러서 간다. 반대편 차선 왼쪽에서 오는차가 없으면 우회전해서 차선에 합류하면 되고, 만약 반대편 차선 왼쪽에서 오는 차들이 많다면 중앙선 근처에서 차가 오지 않을떄까지 기다렸다가 차선에 합류하면 된다.
우회전을 하는 경우도, 우회전 신호가 있는 교차로라면 신호 받고 우회전을 하면 되는데, 우회전 신호가 없는 - 그러니까 직진 신호만 있는 - 교차로에서는 눈치껏 우회전을 해야 한다. 일단 직진신호가 떨어지면 슬금 슬금 앞으로 기어나가서 교차로 중앙 전까지 나간다. 반대편 차선에서 차가 안오면 그냥 우회전을 하면 되고, 반대편에서 계속 차가 오는 경우 직진 신호가 주황색으로 바뀌는 경우 반대편 차선들이 서는 기미가 보이면 눈치껏 우회전을 하고, 반대편 차선에서 오는 차들이 주황색 신호에도 계속 직진을 한다면 주황색에서 적색으로 바뀌자마자 잽싸게 우회전을 하면 된다.
아직 이런 시스템들이 몸에 익지 않았고, 길도 낯설어서 운전할때 많은 긴장을 하게 된다. 그래도 첫날보다는 어제 운전이 편했고, 어제보다는 오늘 운전이 편했다. 조금 지나면 크게 긴장하지 않고 운전할 수 있을거 같다.
원래 시티에 나가서 저녁을 먹고 중심가로 가서 조금 구경을 하면서 필요한 품목들에 대한 시장 조사를 할 예정이었는데, 주차 문제도 있고 해서 그냥 저녁만 먹고 집으로 돌아왔다. 집에 돌아와서 인터넷을 확인하니 근처에 사시는 분께서 차 한잔 하자는 쪽지가 와 있어서 연락을 해서 그분댁으로 가서 11시가 넘은 시간까지 맥주/와인을 하면서 호주 살면서 도움이 될만한 많은 조언을 듣고 왔다.
무엇보다 특히, 그 분은 IT를 하시는 분인데 다른 분들이 회의적이었던 IT 분야 취직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과 많은 조언을 해 주셔서 IT 분야 일을 구하는데 큰 힘이 됐다. 그리고 집 구하는데 대해서도 조언을 해 주셨는데, 아무래도 내일 우리가 Inspection 하는 방향에 대해 조금 영향이 있을거 같다.
내일은 토요일이고, Inspection이 많은 날이다. 많은 수다 떠느라 시간이 늦었는데 어제/오늘 있었던 일들 정리는 이쯤에서 마무리 하고 내일 스케줄과 동선을 그려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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