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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MiGrAtIoN/초기정착

D+11 영어수업, 운전연수, 보험가입

매일 저녁이면 조금은 의무감으로 그 날 있었던 일을 적는다.  지금 당장은 매일 매일 일어나는 일들이 많아서 적을 내용도 많지만 조금 지나서 생활에 익숙해지고 비슷한 하루 일과가 되풀이 되면 적을 내용도 그만큼 적어지겠지.  여하튼 이렇게 매일 매일 포스팅을 하는 내 모습이 조금 신기하기도 하다.


오늘도 많은 일들이 있었고, 호주 와서 정말 제일 영어를 많이 한 날이다.  오전에 두시간 집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가서 $3.5 짜리 영어 수업을 들었고, 시티에 나가 ANZ 은행에 가서 차 보험 견적을 냈으며, NAB 은행에 가서 내일 차 찾을 돈을 뱅크체크로 인출을 했다.   그리고 오후에 집에 와서는 호주 운전 강사한테 1시간 조금 넘게 운전 연수를 받았다.


아침에 들은 영어 수업은 우리 포함해서 오늘은 5명이 한 클래스가 됐다.  우리처럼 오늘 처음 온 브라질 처자 한명, 한국에서 온 중년 남자분 한분, 그리고 재수없는 중국인 아줌마 한명.  중국 아줌마를 재수 없다고 한 이유는 영어 수업에 올 필요가 없어 보이는데 와서 혼자 많이 떠들기 때문이다.


전문적인 영어 학원이 아니다 보니 큰 기대를 가지고 수업에 참여하는건 조금 무리가 있는거 같다.  그저 호주 발음에 조금이라도 익숙해지고 하루에 영어 쓰는 시간을 조금이라도 더 가진다는 의의를 두면 괜찮은 클래스가 될거 같다.  최소한 하지 않는것보단 나을테니 꾸준히 참석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


영어 수업 후에는 인터넷으로 올라온 환전글을 보고 연락한 사람을 만났다.  호주 달러를 내가 받고 나는 인터넷 뱅킹으로 한국 계좌에서 그 사람 한국 계좌로 돈을 보내주면 된다.  호주에서 이렇게 달러를 개인끼리 사고 팔때 주의해야 할 점은, 무조건 호주 달러를 현금으로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왜나하면 호주에서의 인터넷 뱅킹은 실시간이 아니기 때문에 인터넷 뱅킹으로 돈을 보냈다 하더라도 당장 계좌에서 돈이 빠져 나가지 않는다. 


그래서 거래후에 인터넷 뱅킹을 취소할수도 있고, 현금 카드로 ATM에서 계좌에 남아있는 돈을 모두 빼버릴수도 있다. 그리고 주의해야 할 다른 하나는 거래 할 때 혼자 가지 말고 인적 드문 곳은 피해야 한다는 것이다.  들은 얘기지만 거래 후에 돈을 다시 뺏긴 경우도 있다고 한다.


무사히 거래를 끝내고 시티로 갔다.  오늘 시티를 나간 이유는 당장 내일 차를 찾으러 가야 하는데 아직까지 자동차 보험을 못 들었기 때문이다.   시티에 있는 ANZ 은행에 한국인 직원이 있다고 해서 견적을 함 받아보기 위해 시티로 나섰다.  애들레이드 온지 며칠 되지 않았지만 오늘은 도착한 이래로 가장 날씨가 좋았던 하루였던거 같다.


한국에서는 일년에 몇번 볼까 말까한 날씨를 여기서는 어제도 그렇고, 도착한 날도 그랬는데 자주 보게 되는거 같다.


한국인 직원이 있는 ANZ 지점을 갔는데 가는날이 장날이라고 지점 공사를 하고 있었다.  시티까지 적지 않은 돈 들여 왔는데 헛걸음을 한 셈이 되어 버렸다.  그냥 다시 집으로 갈까 하다가 근처에 다른 ANZ 지점에 용감하게 들어가서 차 보험 견적을 받으러 들어갔다.


나와 동질감을 느끼게 해 주는 머리큰 은행 직원과 상담을 했는데, 내가 인터넷으로 견적내는것과 크게 달라 보이지 않는 시스템을 가지고 견적을 내면서 상담을 했다.  최종 나온 금액이 내가 알리안츠에서 받은 견적과 거의 $100 차이가 났다.  보험 역시 Negotiation이 가능하다는 말을 들어서 그 가격이 너네가 제시할 수 있는 best price라고 두번이나 물었는데 그렇다는 대답만 받았다.   뭐, 내가 할 수 있는건 명함 한 장 받아서 나오는것밖에 할 수 없었다.


ANZ 에서 나와서 내일 차를 찾으러 가려면 잔금을 찾아야 하는데, 호주 은행에서는 $10,000 정도를 찾으려고 하려면 미리 은행에 알려줘야 한다고 해서 그 내용을 알아보러 근처에 있는 NAB 은행에 갔다.  창구 직원에게 우리 이정도 돈을 찾으려고 하는데 현금으로 가능하다고 물었더니 가능은 한데 전부다 $50 지폐로밖에 줄 수 없다고 한다.


그럼 뱅크체크로 받을 수 있냐고 했더니 수수료가 $12 이라고 한다.  수수료를 내고 안전한 뱅크체크로 받아가느냐, 또는 수수료는 없지만 적지 않은 돈을 현금으로 들고 가느냐의 선택의 문제였다.  $12라는 수수료가 아깝긴 했지만 현금을 다발로 들고 다니는것보다 안전한 뱅크체크를 받기로 했다.  호주에서 처음 받아본 뱅크체크는 요렇게 생겼다.



뱅크체크의 느낌을 한 마디로 요약하자면... "참 허접하다..."

그렇지만 내가 체크를 줄 곳의 이름이 체크에 적혀있기 때문에 분실하더라도 안전하다고 한다.  적지 않은 돈이니 안전이 제일 중요하다.


시티로 나갈때 버스를 탔던 시간이 1시 20분 정도, 돌아오는 버스를 탄 시간은 3시가 조금 넘은 시간이었다.  애들레이드 버스 티켓은 개시 이후 2시간까지는 환승이 무료였기 때문에 오늘도 우리는 버스표 한장으로 시티 왕복을 했다.


늦은 오후에는 어제 만난 카페 회원님께서 소개시켜준 호주인 운전강사한테 연수를 받기로 예약이 되어 있었다.  한시간 가량 연수를 받았는데 적지 않은 돈($60)을 연수비로 써야 했지만, 연수를 받고 나서 연수 받기를 정말 잘 했다는 생각을 했다.


처음으로 우핸들 차량의 운전석에 앉아 봤는데, 무엇보다 어려웠던건 차의 왼쪽 부분에 대한 감을 잡기가 정말 어려웠다.  그 다음 어려웠던건 깜빡이 넣을 때 자꾸 와이퍼가 왔다 갔다 해서 난감했었다.  호주에 있는 차들중에 유럽에서 들여온 차들은 우리나라와 같이 깜빡이가 왼쪼에 있지만, 다른 차들은 오른쪽에 깜빡이가 있다.  내가 산 차나 오늘 연수받은 차나 다 일본차여서 깜빡이가 오른쪽에 있어서 10년 가까이 된 습관때문에 쉽지가 않았다.


호주에는 라운드어바웃이라는 교차로가 있는데 신호가 없는 교차로다.  한국 사람이 힘들어 하는것중에 하나가 라운드 어바웃이라는 얘기를 많이 들어서 이미지 트레이닝을 많이 한 관계로 그다지 어렵지 않게 라운드 어바웃 이용하는 방법을 익힌거 같다.   물론 2차로 이상되는 라운드어바웃 이용은 많은 연습이 필요할거 같다.


라운드어바웃 이용 방법은 간단하다.  라운드 어바웃을 앞에 두고 좌회전 할거면 좌측 깜빡이, 우회전이나 유턴을 할거면 오른쪽 깜빡이를 켠다.  직진은 켜지 않는다.   라운드 어바웃에서는 무조건 차를 멈추고 오른쪽을 본다.  오른쪽에서 차가 온다면 무조건 양보를 해야 한다.  오른쪽에서 차가 오지 않으면 라운드 어바웃에 진입을 하고 내가 나가는 곳에서 좌측 깜빡이를 켜고 나가면 되는데, 강사가 1차선 라운드 어바웃에서는 거의 모든 차들이 나갈때 좌측 깜빡이는 안 켠다고한다.   그렇지만 면허 시험 볼때는 반드시 나갈때 좌측 깜빡이를 켜고 나가야 한다.


연수를 마치고 집에 돌아와서는 당장 내일 차를 찾아와야 하기 때문에 그동안 온라인으로 견적을 냈던곳중에서 제일 저렴한 곳을 선택해서 보험 가입을 했다.  내일 나 혼자 차를 몰고 와야 하는데 보험 가입도 했으니, 살살 몰고 오면 큰 어려움 없이 몰고 올 수 있을거 같다.


내일은 차를 찾아오는거 말고는 딱히 할 일을 정해놓지 않았다.   이제 뚜벅이 신세를 면했으니 장도 좀 봐야 할거 같고, 렌트 구하기 위해 인스펙션을 본격적으로 다닐거 같다.  문제가 되는 영어는 하루 아침에 해결이 되지 않겠지만 오늘 영어를 좀 썼더니 닫혔던 말문은 조금씩 트일려고 하는거 같다.  아무 생각없이 솰라솰라 하는 그 날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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