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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고 싶다....



어느덧 2012-2013 Summer Season의 전체 18경기 가운데 6경기를 치뤘다.  벌써 시즌의 1/3이 지나가다니, 아차 하는 순간에 시즌이 끝나버릴거 같은 느낌이다.  우리팀의 오늘까지 성적은 1승 5패.  나는 오늘까지 세번 선발로 나가서 1승 2패를 기록중인데, 오늘은 아주 신나게 얻어 터졌다.


뭐 잘 던지는 날도 있고 못 던지는 날도 있기 마련이지만, 오늘같은 날은 한국에서 경험으로 치면 상대편 타선에 선출 5~6명은 끼어 있는 느낌이다.  공이 조금 높다 싶으면 방망이가 거침없이 돌아간다.  바깥쪽에 나름 제구가 잘 됐다고 생각하는 변화구는 툭하고 건드려서 내야를 살짝 넘긴다.  굳이 변명하자면 오늘 시작부터 야구할맛이 조금 안나기도 했고 선발 통보도 경기 시작 5분전에 받았다.


우리팀 Division 3는 늘 선수 부족으로 시달린다.  위에도 썼지만 오늘이 6번째 경기인데 중학생쯤으로 보이는 처음 보는 애가 왔길래 누굴 따라 왔나 했더니 유니폼 갈아 입고 선수로 뛰더라..  게다가 우리팀은 오늘 경기시작전에 9명을 채우지 못해서 1회 수비는 외야에 두명 두고 했다.  여기는 선수가 부족하면 몰수 선언을 하는게 아니라 외야에 두명 놓고 경기를 시작한다.  뭐 언제까지 8명으로 하는지는 모르겠고 더 자세한 룰은 알고 싶지도 않긴 하지만...


여하튼, 투수 입장에서는 외야에 한명 빼 놓고 던지는게 얼마나 김 새는 일인지 모른다.  그렇지만 이것도 승부인지라 1회에 조금 얻어 터지고 나니까 갑자기 오기같은게 생겨서 이기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이 꽉 물고 던지긴 했다.  그렇다고 결과가 크게 달라지진 않았지만 ㅡ.,ㅡ


한국에서는 늘 이기는 게임에 익숙했는데... 여기서는 지는 게임에 익숙해진다.    언제까지 이렇게 지는 게임에 익숙해질지 모르겠다.  대충 보니 우리가 18라운드 중에 잘하면 5승 정도 할 수 있을거 같고 3승에서 4승 정도 할 수 있을거 같다는 생각이 든다.  다른팀처럼 괜찮은 투수가 있는것도 아니고 방망이도 시원찮으니 다들 우리의 현재 위치를 인지하고 큰 욕심없이 즐기는 야구를 하는거 같다.


태어나서 야구하면서 가장 많은 점수를 준 날....   팀이 얻은 3점중에 2점이 내 타점이라는걸 위안삼아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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