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도착한 이후 가장 보람찬 하루를 보낸거 같다. 꼭 해야할 일 세가지를 한 날이다. 은행 계좌를 열었고 한국 운전면허증을 호주 면허증으로 교환했으며 Health Undertaking Service에 전화를 했다. 그리면서 호주 도착 한 이후로 가장 영어를 많이 한 날이 됐다.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은행은 몇개가 있었는데 가장 ATM이 많다는 CommonWealth나 기타 다른 은행은 계좌 유지비 명목으로 한달에 수수료를 내야 한다. 그렇지만 NAB 은행은 한달에 내야 하는 수수료 없이 계좌를 오픈할 수 있어서, 우리는 NAB에서 먼저 계좌를 오픈하기로 했다.
어제 집 근처 돌아다닐때 NAB가 보여서 일단 그리로 가기로 하고 집을 나섰다. 한국에 있었으면 차타고 뾰로롱 갈만한 거리를 차가 없기도 하지만 대중교통비가 만만치 않기 때문에 투벅투벅 걸어가기로 했다. 도착해서 보니 일반적인 은행같지 않은 포스가 있었지만 일단 들어가보기로 했다. 역시 우리가 간곳은 그냥 NAB의 Office였고 계좌를 열 수 있는 곳이 아니었다. 직원한테 물어보니 대략 10분적도 걸어가면 다른 Branch에서 계좌를 열 수 있다고 해서 그리 걸어가기로 했다.
사실 쉐어집 마스터 아저씨가 여기서 계좌를 열 수 있다고 해서 왔던 것이었는데 계좌를 열 수 없었고(1차 낚임), 10분 이상을 걸어가도 NAB의 다른 Branch가 나오지 않았다(2차 낚임). 대략 20분을 걸어가서야 NAB Branch를 발견할 수 있었다. Information Desk에 아무도 없어서 어떻게 할까 멀뚱멀뚱 하다가 창구에 줄을 서기로 하고 차례를 기다려서 Teller 한테 계좌 오픈하러 왔다 하니 다른 직원을 불러줬고, 그 직원하고 상담실에 가서 계좌를 열 수 있었다.
우리는 오늘 두 개의 계좌를 개설했는데 하나는 Classic Banking이고, 또 다른 하나는 iSaver 라고 불리는 계좌였다. Classic Banking 계좌는 쉽게 말하면 입출금 계좌라서 이자가 없고, iSaver 계좌는 Classic Banking 계좌하고 연동이 되어서 인터넷 뱅킹으로 돈을 보내고 받을 수 있는데 ATM에서 돈을 찾을 수 없는 계좌다. 대신 iSaver 계좌는 연 5%의 이자율로 이자를 매달 지급한다. 한국에서 돈을 보내서 당장 쓸 돈만 Classic Banking 계좌에 넣어두고 나머지는 iSaver계좌에 넣어두면 혹여 환율이 많이 떨어지더라도 들어오는 이자 수익을 보면 배아픔이 조금 덜하지 않을까 싶다.
두계좌 모두 우리 부부 명의의 Joint 계좌로 개설했고 두 개의 체크 카드 개념의 Debit Card를 우편으로 받는다. 그리고 , 호주 은행은 보통 잔고 확인 개념으로 Bank Statement라는 것을 매달 집 주소로 보내주는데, 운전 면허증 교환을 위해서는 거주 확인이 필요했고 이 Bank Statement가 그중 하나로 활용될 수 있다. 계좌를 개설해준 직원에게 혹시 오늘 우리집 주소가 찍힌 Bank Statement를 받아갈 수 있냐고 물었더니 가능하다고 한다. 그래서 NAB에서 계좌 개설하고 Bank Statement 를 받아서 한국 운전 면허증을 호주 운전 면허증으로 교환받기 위해 근처에 있는 Service SA라는 곳으로 갔다.
Service SA는 동사무소+자동차 등록소+ 기타 잡다구리한 정부일들을 처리하는 서비스 기관이다. Reception에 가서 면허증 교환하러 왔다 하니, 여권/한국자동차 면허증/번역공증/주소지 증명할 수 있는 것이 있냐고 묻길래 모두 있다고 하니 Form을 작성하고 다시 와서 번호표를 받아 가라 한다. 사실 우리는 오늘 면허증을 교환할 수 있을거란 기대는 하지 않았다. Bank Statement를 오늘 받을 수 있을거란 생각도 안했고, 그게 있다 한들 세번이나 교환을 거부당했다는 얘기를 들었기 때문에, 그냥 필요한 서류를 다시 한번 확인만 하자는 차원에서 Service SA를 갔었다.
번호표 받고 순서대서 창구로 갔더니 덩치 좋으신 연세 많으신 분이 우리를 맞이했는데, 문제는 유리벽이 사이에 있었고 유리벽이 없었다 한들 그 분의 발음을 거의 알아들을 수 없어서 의사 소통이 쉽지 않았다. 그렇지만 우리가 가져간 서류 + 다른 신원을 확인할 수 있는 것을 요구했는데, 신용카드(한국 신용카드 가능)의 이름과 뒷에 싸인한 것으로 확인이 가능했다. 먼저 내 서류를 처리하고 마느님 서류를 처리하는데 문제는 마느님이 지갑을 두고 와서 한국 신용카드가 없었다. 한참을 뭐라 얘기하는데 정말 알아 듣기가 힘들었다. 결국 한참 고민하더니 뭐라 뭐라 하더니 마느님 서류도 처리를 해 주었다.
호주에서는 면허증을 발급받을때 기간을 선택할 수 있다. 1년부터 10년까지 선택할 수 있는데 우리는 5년을 선택했고, 각각 202$ 씩 404$ 를 면허증 교환 비용으로 지불을 했다. 비용 지불하고 면허증에 새겨질 사인하고 사진을 퍽하고 찍고 나서 플라스틱 카드로 된 면허증을 우편으로 받기 전까지 사용할 수 있는 종이 쪼가리 임시면허증을 발급 받았다.
큰 기대를 하지 않고 갔었는데 뜻밖의 수확을 하고 나니 집으로 가는 발걸음이 아주 가벼웠다. 애들레이드에 심어진 가로수들은 한국처럼 한결같지가 않다. 종류도 지멋대로고 크기도 지멋대로다. 게 중엔 아주 큰 나무도 흔치 않게 볼 수 있는데 아래처럼 정말 큰 나무도 적지 않게 있다. 호주의 흔한 가로수라고나 할까? 잘 보면 나무기둥 앞에 마느님을 발견할 수 있다 ㅡ.,ㅡ
집으로 돌아와서는 은행 계좌 개설때 얻은 자신감으로 Health Undertaking Service에 전화를 걸었다. 나는 예전에 앓았던 결핵때문에 이민 심사 중에 Form 815라는걸 작성했는데, Form 815는 호주에 도착해서 Health Undertaking Service에 전화를 해서 지정해준 병원에 가서 X-ray 검사를 받겠다고 일종의 약속같은걸 하는 Form 이다.
사람을 마주하고 하는 영어도 힘들지만 전화영어는 그 보다 더 힘든거 같다. 내 상황을 설명하니, 여러가지 정보를 물어봤다. 여권번호, 현재 사는 주소, 전화번호, e-mail 주소 등등... 영어를 할 때 내가 알아듣는것도 중요하지만 과연 내 발음이 그들에게 정확히 들리는가도 중요한거 같다. 이번에 내가 불러준 주소로 제대로 필요한 서류들이 날라오면 그래도 어느정도 무리없이 의사소통이 된다고 믿어도 될까?
여하튼, Health Undertaking Service에서는 집 주소로 2주내에 내가 Contact 할 병원 정보를 우편으로 보내준다고 했다. 나는 거기 적혀 있는 정보를 가지고 약속을 잡아서 X-ray 한장 가볍게 찍어주면 될거 같다.
내일은 차를 좀 보러 다니고 시티 구경을 해야겠다. 애들레이드의 최고 중심지의 금요일 풍경은 내일 포스팅을 기대하시라~ 과연... 언제까지 내가 이렇게 열심히 포스팅을 할 수 있을까 싶다만...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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